day2

걱정했던 경유는 생각보다 별 게 아니었다. 내려서 환승 표지판 보고 따라가다가 보안 검사 받고 다시 환승 표지판 보고 따라가다 all passports 라인에 서서 입국 심사 받고 게이트 찾아가는 걸로 끝. 새벽임에도 사람이 좀 있어서 보안 검사에서 15분, 입국 심사에서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보안검색대에서 입국 심사대까진 빠른 걸음으로 7분 정도 걸린 듯. 다행스럽게도 예정보다 30분 일찍 도착하고,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도중 확인했던 게이트와 달라지지 않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환승 안내도 잘 되어있었고. EU 라인 입국 심사관은 좀 딱딱해 보이던데 우리 쪽 심사관은 굉장히 친절했다. 내 차례가 오길 기다렸다가 숭이랑 같이 가니까
너네 같이 심사 받을 거니?-넹/휴가 아님 비즈니스?-휴가/어디로 가니?-스페인이랑포르투갈로/얼마동안?-3주정도/스페인처음가봐?유럽도처음이니?-넹/굿럭~-여기서고마워라고했어야할것같은데긴장한건지머리가제대로작동을안해서예스.해버림
힝다음엔더잘할수있겠지
+근데 안전 스트랩을 손목에 걸고 있어서 여권을 주고 받을 때 손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핸드폰도 같이 올라갔었는데 그거 보고 심사관이 장난스러운 말투로(근데말투만이랬지눈초리는날카로웠음) 스키밍중인거아니지 그래서 헉 노 쏘리하면서손내림

스히폴의 명물이라는 리얼타임


뭔 맛인지 모르겠는 치즈 샌드위치와 쪼매난 빵
그래도 여긴 간식을 자주 줘서 좋았음

예정보다 15분 이른 9시 20분에 바라하스 공항 도착
네덜란드-스페인은 쉥겐협약 가입국이라 별도의 입국 심사 없이 바로 짐을 찾으러 나올 수 있었다.
짐도 금방 나와서 바로 픽업하고 화장실로 감 렌즈 끼고 나서 화장실을 쓰려고 봤더니 좀 더럽길래 그냥 숙소까지 참을까 했는데 어떤 분이 컵에 물을 담아서 변기 주위에 막 뿌리고 휴지로 닦고 변기에도 휴지를 넣고 물을 내리더니 이렇게 limpiar 하면 된다고 알려주심 사실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가 림삐아르.어쩌구 밖에 없었지만 무챠스그라시아스.하고 화장실 이용 완.
길치한텐 공항버스 타러 가는 것도 일이다.. 막 블로그 보면 어디로 나가면 바로 있다던데 우린 다른 문으로 나온 건지(t2로 나옴) 그래서 빙빙 돌다가 버정 발견 혹시 몰라 여기서 시내로 나가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는 게 맞는지 공항 직원 분께 물어보니 맞다고 해서 안심하고 기다림
과연 지중해 여름 햇살은 뜨거웠다 몇 분 서있지도 않았는데 머리에 계란 얹으면 반숙으로 익을 것 같은 느낌
트래블로그, 월렛 후기만 있어 살짝 걱정했는데 쏠 트래블카드도 별도의 티켓 구매 없이 태그 가능했다. 공항버스라 내부에 짐칸도 있었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 우리 캐리어를 도저히 얹을 수가 없어서 그냥 손잡이만 꼭 붙잡고 있었음

11시 반에 도착해서 짐만 맡길 생각으로 프런트 쪽에 얘기해보니 방이 준비되었다길래 곧장 체크인했다 숙소 중 여기만 여성전용 도미토리로 예약했는데 방에 들어가니 이미 사람이 한 명 있더라 도미토리가 처음이라 쫌 어색하긴 했는데 며칠 부대껴야 하니 일단 올라~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 그쪽은 호주에서 열 몇 시간 날아서 방금 막 도착했다고 하고 우리도 서울에서 날라왔다고 하니까 너희도 힘들었겠다면서 하던 고데기 마저 하고 나감 우리도 캐리어에서 필요한 거만 빼두고 밥 먹으러 나왔당
Sukaldea Atotxa · 4.4★(2298) · 타파스 바
Calle del Dr. Drumen, 3, Centro, 28012 Madrid, 스페인
www.google.com

베르무트웅니가생각나서시켜봤음
술을 즐기지 않아서 맛은 모르겠고 그냥 향이 독특했던 걸로만 기억함



직원들도친절하고음식도맛있었는데먹고나니급한식이땡기는맛이었음
+우리가 주문하지 않은 크로켓이 나왔길래 안 주문한 메뉴 내주고 계산서로 청구하는 식의 인종차별이 아닌가 싶어서 우리가 주문한 거 아니라고 하니 직원이 주문받은 거랑 대조해보고 우리 게 아니라 뒷테이블 음식인 걸 확인함 안 먹고 물어봐서 다행이었음


점심 먹고 나와선 바로 앞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 갔음 게르니카 말곤 딱히 흥미가 없어서 시간 나면 가보려고 했는데 과속한 비행기 덕에 시간이 많이 남아 방문 국제학생증 보여주고 무료로 입장함✌️
+보안 이슈 때문에 짐을 들고 들어갈 수 없어서 입구 쪽 락커에 맡겨야했는데 환전 못한 우린 당연히 코인이 없었음 직원 분께 사정을 얘기하니까 이런 관람객을 위한 가짜 동전이 있다면서 가짜동전대출명부에사물함번호를적게하고동전을빌려주심 반납할 땐 다른 직원 분이 계셔서 우리 번호 말하고 동전 반납 완.(영어로 소통이 안돼서 스페인어로 얘기함.. 근데 나는 93번인가 그랬는데 구십삼을 얘기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니에베스 뜨레스...? 뭐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음 그렇게 해도 소통은 되더라
비행기에서 잠을 거의 안 잠 + 낯선 곳 방문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됨 + 밥도 먹고 술도 마셔서 혈당 스파이크가 왔을 가능성 농후 + 둘러본 작품에 별 흥미가 없음 + 내부가 감옥같이 우중충함(좋게 얘기하면 아늑함) 때문인지 중간에 구경하다가 잠시 쉰다는 게 앉은 채로 숭이한테 기대서 30분을 잠들어버림 구석벤치에서잠든거라주변에사람이없긴했는데그래도미술관에서잠들다니!하면서내심부끄러웠다 근데정신차리고다른층을구경하면서보니까나말고도주무시는분들이좀계셨음..

암튼피카소는싫지만게르니카는정말그크기만큼이나울림있는작품이었다 거멓고 분절된 커다란 비명같은 그림이었음
도록에선 느껴지지 않는 암울한 분위기가 발길을 제법 오래 붙잡았다

Salvador Dalí - Pierrot tocant la guitarra (Pintura cubista) (Pierrot tocando la guitarra [Pintura cubista])
Dalí, Salvador: Pierrot tocant la guitarra (Pintura cubista) (Pierrot tocando la guitarra [Pintura cubista])
www.museoreinasofia.es


이외에 흥미로웠던 작품들




그 다음으로 간 레티로 공원
공원이 생각보다도 더 넓고 울창하고 더웠음 식생은 꼭 우리나라의 식물원 같았는데 잔디밭에 누워있는 사람이 많아 여기가 공원이 맞는구나 싶었다
그래도 좀 자고 피톤치드도 들이마시니 체력이 보충된 건지 광장까지 나가볼 마음이 생겨서 메트로 타러 내려감(지도를 잘못봐서 타러가는 길이 또 엄~청 멀었음ㅜ) 근데 우리가 기계에 다가가니까 어떤 커플이 그거 고장나서 지금 자기들도 직원 기다리고 있다길래 우리도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림 직원이 와서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기계가 고장이 나서 돈만 먹고 티켓을 안 내놓는 애가 됐대 암튼 수리는 금방하더라 10회권으로 둘이서 사용 가능하다고 들어서 그거 한 장 뽑아서 이틀 동안 잘 타고 다녔다
(근교 일정까지 합치면 마드리드 일대에 4일을 있었는데 마드리드는 무료 버스(001, 002)가 웬만한 관광지들을 연결해주고 있는 덕에 10회권 한 장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음)
암튼 개찰구에 내가 먼저 찍고 나가면서 숭이한테 카드 넘겨주고 그걸로 또 숭이가 찍는 방식으로 무사히 메트로 타고 솔 광장으로 넘어옴

솔 광장 도착해서 젤 먼저 한 일은 더위에 지친 숭이한테 야오야오 조달하기 숭이야 초콜렛을 좋아하니까 초코시럽을 뿌렸지만 난 여기 피스타치오시럽이 맛있단 얘기를 듣고 걜 뿌려달라함 피스타치오의 고소한 맛이 많이 나긴 하던데 시럽은 시럽인지 많이 달았음 요아정보단 사각거림이 적고 토핑 맛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당


곰 동상도 보고

밟으면 다시 돌아온다는 0km 지점도 보고

왕립 우체국도 보고

마요르 광장도 보고

산 미겔 시장도 가보고
(시장이래서 뭔가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일여중 강당 크기 건물에 여러 가게가 입점한 형태였음 청과물이나 수산물은 전혀 팔지 않고 카나페 같은 한 입 거리 요리를 많이 팔더라)


비야 광장에서 좀 쉬다가






마드리드 왕궁 옆 언덕에 일몰을 보러 올라감
9시 쯤 도착했는데 제대로 된 노을을 볼 수 있었던 건 9시 20분부터였다 40분이 되니 왕궁 너머 산자락으로 해가 완전히 넘어가더라 다음날 일정을 준비해야 해서 황혼이 가시기 전에 얼른 내려와 숙소로 오는 버스를 탔다

톨레도 게이트는 다른 관광지들이랑 거리가 있어서 시간이 되면 보려고 했던 건축물인데 버스타고 가다가 우연찮게 봤음

밤의 아토차역

숙소로 들어오기 전 레이나 소피아 앞 식수대에서 물을 받아왔다
+마드리드 수질은 서울 아리수와 비슷한 수준의 연수라고 들어서 굳이 마트에서 물을 사마시지 않고 텀블러 들고 다니면서 식수대에서 물을 떠 마셨다 우리 말고도 많이들 그렇게 해서 줄이 길 때도 있었음 여러군데서 마셔 봤는데 레이나 소피아 앞의 식수대 물 맛이 가장 깔끔했다 숙소 앞이라 오고 가면서 물 뜨기도 편했고
리셉션에 드라이기 빌리러 가는 길에 누가 올라~하길래 같이 올라~ 하면서 답한 이후로 여행 내내 나도 지근거리에서 마주치는 아무한테나 올라 부에노스디아스~ 올라 부에나스노체스~하고 다님 한국에서도 인사를 안 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안녕하세요"보다 "hola"가 음절이 더 짧아서 그런지 내뱉기에 거리낌이 없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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